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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간송미술관···‘고접’의 나비그림, ‘포스트 김홍도·신윤복’ 풍속화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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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작성일24-05-05 03:30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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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사립미술관’ 간송미술관이 1년7개월 간의 복원·보수공사를 마치고 새로이 문을 열었다.
1세대 건축가 박길룡(1898~1943)이 설계한 보화각(간송미술관 옛 이름)의 도면과 청사진, 간송 전형필(1906~1962)이 미술품 구매내역 등을 기록한 ‘일기대장’ 등 1938년 설립한 보화각 설립 과정에 대한 자료, 그가 보화각 설립 이전에 수집한 서화 유물이 일반에 최초 공개된다.
전시 제목은 ‘보화각 1938’으로, 보화각이 문을 열기까지의 준비 과정과 공사 전 비좁은 수장고에서 잠자고 있었던 간송의 초기 컬렉션을 보여주는데 집중한다. 그동안 기록으로만 남아있던 고진승의 섬세한 나비그림 실물을 처음으로 볼 수 있으며, 1930년 조선미술전람회 입선 당선작인 노수현의 ‘추협고촌’의 우수어리고 쓸쓸한 산촌 풍경도 이번에 처음 선보인다.
29일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재개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은 80년이 넘는 역사적 건물의 노후화된 시설을 정비했다. 국가등록문화재인 건물의 외관은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내부는 현대적 설비로 환경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복원·보수 공사를 통해 현대적 항온·항습 시설, 조명 등을 갖추면서 일반 관람객이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 기간도 3배 이상 늘어났다. 매년 봄·가을 2주씩 공개하던 전시 시간을 봄·가을 한달 반씩으로 늘려 1년에 90일 정도 일반에 공개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총 47건 102점 가운데 다수가 일반에 최초 공개된다. 기존 간송미술관의 비좁은 수장고를 10배 이상 규모로 증축하는 과정에서 재발견된 자료들이다. 서화 36점이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1층엔 한국 1세대 건축가 박길룡이 설계한 보화각 도면과 청사진, 간송이 직접 스케치한 진열장 도면 등이 전시됐다. 간송은 수집한 서화·골동 유물을 진열할 진열장을 꼼꼼하게 준비했다. 교토 후이지유린칸, 오사카미술관 등을 방문하고 진열장 스케치를 남겼다. 도자 진열장과 작은 진열장은 오사카에서, 큰 서화 진열장은 미쓰코시 경성지점 가구장식부에 제작을 의뢰했다. 단단한 자단목으로 만들어진 고급 화류장의 총 구입액은 9600원으로, 당시 기와집 한 채가 1000원 정도였으니, 기와집 열채 값에 맞먹는다. 이 진열장들은 지금도 전시장에서 쓰이고 있다.
2층엔 간송이 1936~38년까지 서화·골동 구입 내역을 직접 기록한 <일기대장>과 미공개 서화를 볼 수 있다. <일기대장>에 간송은 건축·설계비, 인건비, 자재비, 정원사 인력과 임금까지 꼼꼼하게 기록했다. 일기대장에 이번 전시에 선보인 김영의 ‘부춘산매화서옥도’를 30원, ‘서화협회기념첩’을 50원에 구입한 내역도 적혀있다.
미공개 서화 가운데 고진승의 나비 그림 2폭이 눈길을 끈다. 고진승(1822~?)은 ‘고접’이라고 불릴 정도로 나비를 잘 그렸다고 전해지지만 남겨진 작품이 없었다. 수장고 증축 과정에서 고진승의 ‘금전화접(금잔화와 나비)’과 ‘심방화접(꽃향기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찾는 나비)’ 두 점이 발견됐다. 전시에선 조선 후기 나비 그림으로 유명해 ‘남나비’로 불렸던 남계우의 섬세하고 빼어난 나비 그림 2폭과 나란히 전시돼 조선시대 ‘나비 대가’ 두 명의 그림을 한번에 볼 수 있다.
노수현(1899~1978)의 ‘추협고촌’ 또한 볼만하다. 늦가을 산촌의 황량하면서도 적막한 정취를 쓸쓸하면서도 세밀하게 표현했다. 1930년 제9회 조선미술전람회 입선작으로 알려졌지만 실물로 공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철종과 고종어진을 그린 화원화가 백은배(1820~1901)의 <백임당풍속화첩>의 총 9장면 중 4장면이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달밤 아래 길을 나서는 여인을 그린 ‘월화밀행’, 돈 많은 양반이 자신의 서재로 어린 기녀를 부른 ‘초기서재’, 긴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담뱃대를 머금은 두 정인을 그린 ‘정인함죽’, 어린 기생의 초야권을 산 젊은 총각의 모습을 그린 ‘양회초야’ 등이다. 전 관장은 김홍도와 신윤복을 반씩 섞은 듯한 화풍을 보여주며, 19세기 생활상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대한제국 주미 공사관원 강진희와 청국 공사관원 팽광예의 작품 8점이 실린 <미사묵연 화초청운잡화합벽첩>의 전면도 처음 공개된다. 강진희의 ‘화차분별도’는 미국의 풍경을 그린 최초의 산수화로 알려졌다.
보화각은 2019년 12월30일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며 2022년 9월부터 문을 닫고 복원·보수 공사에 들어갔다. 국비 11억5000만원과 사비 11억 5000만원 등 23억원을 들여 1년7개월 동안 복원·보수 과정을 거쳤다.
8월말∼9월초에는 대구 간송미술관이 문을 연다. 개관전에서는 간송미술관의 소장품 중 국보와 보물 등 유명 작품들을 소개한다.
전시는 6월 16일까지 열리며, 인터파크 사전예약을 통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사전예약으로 1시간 당 100명씩 관람이 가능해 간송미술관 앞에 선 긴 대기줄은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김용근씨 별세, 성환 전 여주 간매교회 담임목사·경환·성자·인자·미애씨 부친상=1일 오전 11시30분 여주시민장례문화원. 발인 3일 오전 8시30분 (031)882-1000
■조길원씨 별세, 현진 KBS 보도본부 통합뉴스룸 기자 부친상=1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3일 오전 5시30분 (02)398-3000
선발 신민혁·이재학·김시훈구창모 빈자리 확실히 채워
ABS 맞춤형 ‘하이코스’ 공략한 달 평균자책점 3.17 ‘1위’
시즌 전만 해도 NC를 5강 후보로 꼽는 이는 많지 않았다. 지난 시즌 MVP 에릭 페디가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교체됐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선발이었다. 좌완 구창모가 상무 입대하면서 ‘건강한 구창모’를 상상해볼 여지조차 사라졌다. 신민혁을 제외하고 남은 두 자리를 누구로 채울지 불명확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발 전환을 준비하던 김영규가 전지훈련 중 부상으로 이탈했다. 결국 신민혁·이재학·김시훈으로 국내 선발진을 꾸렸는데 높은 점수를 매기기는 어려웠다.
개막 한 달이 지났다. 대반전이다. 하위권으로 평가받던 NC 선발진은 4월 한 달 동안 31경기에서 도합 170.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했다. 2위 KIA(3.97)를 멀찍이 제치며 평균자책점 1위를 달렸다.
새로 영입한 대니얼 카스타노와 카일 하트가 호투 중이다. 더 눈에 띄는 건 국내 선발 세 명이다. 평균자책점 기준 1일 현재 신민혁이 3.22로 리그 5위, 이재학이 3.98로 9위다. 5선발 김시훈은 이들보다 더 좋은 2.79를 기록 중이지만 규정이닝(31이닝)에서 2이닝이 모자라 순위에서 빠졌다.
기대 이상 호투 중인 세 사람의 공통점이 보인다. 높은 쪽 공략에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신민혁이 가장 두드러진다. 지난해 신민혁은 스트라이크존 안 높은 쪽 세 코스(몸쪽·가운데·바깥쪽)로 들어간 공이 전체 투구 중 12.1%였다. 존 바깥까지 합하면 전체 투구 중 높은 쪽 투구가 30.4%였다. 올해는 존 안 높은 쪽이 15%, 벗어난 높은 쪽까지 합하면 37.8%까지 올랐다. 1경기 공 100개를 던진다고 치면, 높은 쪽 공이 8개 정도 더 늘었다는 얘기다. 김시훈도 높은 쪽 전체 투구가 지난해 28.3%에서 33.4%로 올랐다.
이재학은 올 시즌 하이코스 비율이 지난해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전체 투구 중 33%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비마다 높은 쪽을 공략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전날 LG전 5회초 무사 1·2루 위기가 대표적인 장면이다. 오지환을 상대로 높은 쪽 체인지업으로 투 스트라이크째를 잡으며 타자 시선을 흐트러뜨린 뒤 5구째 아주 낮은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뒤 타자 박동원을 상대로는 높은 쪽 공만 세 개를 던져 3구 삼진을 잡았다. 1구 커터, 2구 직구, 3구 체인지업이 모두 높은 쪽을 향했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 도입된 2024시즌, 스트라이크존 상단은 리그의 화두다. ‘칠 수 없는 공’이 스트라이크로 잡힌다는 타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달리 말하면, 투수 입장에선 높은 쪽이 새로운 활로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높은 쪽 승부가 일방적으로 투수에게만 유리한 건 아니다. 밋밋하게 들어간 높은 공은 언제든 장타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부담이 크다.
현재까지 NC 국내 선발 3인방의 높은 쪽 공략은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피홈런 억제는 시즌 마지막까지 신경 써야 할 과제가 될 수 있다. 시즌 초 타고투저 바람 속에 세 사람 모두 지난해에 비해 피홈런 비율이 늘었다. 높은 쪽 공략으로 이득을 얻는 만큼 치러야 하는 비용도 없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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